남성에게 있어 허리는 생명이다. 그러나 안타깝게도 하루의 반 정도를 책상 앞에서 보내야하는 사무직 남성들에게 허리를 맘껏 펼 수 있는 시간은 얼마 없다. 게다가 허리가 아프면 무조건 ‘디스크’부터 의심하거나, 파스 한 장 붙이면 나을 것이라고 쉽게 생각하는 등 일반적으로 요통에 대한 상식이 부족한 것도 사실이다. 너무 흔해서 가볍게 여기기 쉽지만 두고두고 골칫거리가 되는 요통의 원인과 치료법에 대해 을지대학병원 재활의학과 이소의 교수의 도움말로 알아보자.
직립보행이 불러온 인류의 고질병
요통은 인류가 직립보행을 하면서부터 시작된 아주 오래된 질병이면서 동시에 가장 흔한 질병 중 하나이기도 하다. 다른 동물들과 달리 두 다리만을 사용하여 걷는 인간의 불안정한 자세는 구조적으로 척추에 많은 스트레스를 주게 되어있다. 따라서 인간의 80~90%는 일생동안 한번쯤 요통을 경험한다고 한다. 대체로 허리를 많이 쓰고 고된 일을 하는 사람들에게 요통이 많을 것이라는 예상과는 달리, 육체노동자들은 허리근육이 잘 발달되어 요통발생이 적은 편이다. 반면 하루종일 사무실에 앉아 컴퓨터 작업만 하는 사무직 종사자들은 허리근육이 약해져 있어 사소한 충격에도 허리를 쉽게 다쳐 요통에 노출될 위험이 높아진다. 실제로 병원을 찾는 요통환자들의 비율면에서도 사무직 남성들이 주부나 육체노동자들에 비해 2배나 더 많다고 한다. 특히 산업화된 나라에서는 인구 증가의 10여 배에 달하는 속도로 요통 환자가 늘고 있다. 이는 갈수록 생활 환경이 변화함과 동시에 노령 인구가 늘어가고 의학에 관한 지식이 대중화되면서 병원을 이용하는 횟수가 늘고 있기 때문이다. 이처럼 현대에 들어 요통 환자의 수가 늘어나는 만큼 요통에 대한 관심도 높아지는 추세이다.
허리 아프다고 다 ‘디스크’는 아니다
요통은 대부분 척추뼈와 그 주변의 연부 조직 이상으로 발생되는 것이 85% 이상이지만, 소화기, 생식기 계통의 질병, 혈관의 질병, 신경의 질병 등에 의한 증상으로 나타나기도 한다. 그 외 심리적인 불안감이나 신경증이 요통으로 표출되는가 하면, 보상심리에서 통증을 호소하는 경우도 있다.
외상에 의한 만성 및 급성 염좌(삔 것), 추간판탈출증, 근막동통증후군, 퇴행성관절염, 압박골절, 척추관협착증 등은 방사선검사, 컴퓨터 단층촬영(CT), 자기공명영상(MRI), 근전도검사, 척추강내 조영술 등을 통해 정확한 원인을 진단할 수 있다. 가장 대표적인 예로 흔히 ‘디스크’라고 부르는 추간판탈출증을 들 수 있다. 원래 디스크는 추간판(椎間板)을 가리키며 딱딱한 척추뼈와 척추뼈 사이에서 완충역할을 하는 조직을 일컫는 말이다. 마치 어릴 적 씹었던 ‘꿀껌’처럼 바깥은 딱딱한 막으로 싸여있지만 안쪽에는 젤리가 들어있는 모양으로 막이 터지면서 젤리가 밖으로 흘러나와 신경을 압박해서 증상을 유발하게 되는 것이다. 잘못된 자세로 물건을 들어올리거나, 허리 및 복부 근육이 약해진 상태에서 무리한 힘이 허리에 가해지면 디스크에 문제가 생기고 이러한 반복적인 압박으로 인해 결국은 디스크가 뒤로 탈출하게 된다.
▶근막동통 증후군
보통 ‘등이 바르다’, ‘담이 든다’라고 이야기하는 것들로 만성적이며 일반적인 치료로 쉽게 호전되지 않는 통증을 말한다. 잘못된 자세로 오래 일을 하거나 또는 디스크나 다른 여러 원인들에 의해서 근육들이 손상을 받게 되면, 통증이 생기고 벌레가 기어가는 듯한 느낌이나 마비감, 시린 느낌이 들기도 한다. 다른 질환과는 달리 단순 X-선, MRI, CT 등과 같은 방사선학적 검사나 EMG와 같은 객관적인 진단 장비의 도움을 받을 수 없고 거의 전적으로 진단자의 손끝에 의존해야 한다.
▶노화로 인한 요통
나이를 먹어감에 따라 신체의 조직이 노화되면서 발생하는 허리 통증이 있는데, 대표적인 것이 척추관협착증과 퇴행성관절염이다. 척추관협착증이란, 말 그대로 신경다발을 보호하고 있는 척추관이 여러 원인에 의해 좁아져서 신경에 압박이 가해지면서 통증을 느끼는 경우이다. 그런가 하면 퇴행성관절염은 뼈와 뼈를 부드럽게 연결해주는 연골이 닳아 없어지면서 발생하는 질환으로 아주 일시적인 가벼운 관절통에서부터 관절이 뻣뻣해지면서 열이 나고 붓는 증상까지 발생하기도 한다.
자세교정과 근육강화 운동이 최선의 치료
치료방법은 크게 보존적인 요법과 수술적인 요법으로 구분한다. 보존적 방법으로 물리치료,약물치료 및 신경차단술 등이 있는데, 물리치료 중에는 온습포, 초음파, 견인치료, 운동치료 등 다양한 방법이 있으므로 적합한 것을 골라 시행하면 된다.
디스크 환자의 80~90%가 보존적인 치료로 완쾌가 가능하고, 약 10~20%는 수술이 필요하다. 이소의 교수는 “증세가 심하거나 오래 지속될 때, 혹은 물리치료 등의 보존적 요법이 실패했을 때는 수술을 시행하는데 이 경우 환자의 연령, 성별, 직업 등을 감안할 필요가 있다”고 충고한다.
요통은 의사가 치료하는 것보다 환자가 자가관리를 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 일상생활 중에 허리에 무리가 가는 자세나 순간적으로 허리의 근육을 긴장하게 하는 동작을 피하고, 척추에 부담이 줄어들도록 지속적인 근육강화운동을 실시해야 한다.
이 교수에 의하면 “수영과 요가, 그리고 자전거 타기가 도움이 되지만 테니스, 골프, 볼링 등은 허리에 충격을 줄 수 있어 요통환자에게는 바람직하지 않다”고 한다. 수영은 물이 몸을 떠받쳐 주기 때문에 관절염과 허리디스크가 동시에 있는 환자에게 좋다. 단, 수영법에 있어서 장시간 운동은 좋지 않으며 접영, 평형, 자유형보다는 배영이 좀 더 안전하고 추천할 만 하다. 요통이 심할 경우는 물 속에서 걷기 또한 좋은 치료운동이다.
요통을 방지하는 복근강화운동
생활 속에서 좋은 자세를 유지하려면, 책상에 의자를 가까이 붙인 후 엉덩이를 최대한 의자 뒤쪽까지 끌어당겨 등을 의자 등받이에 기대어 앉는 것이 좋은데, 의자가 너무 높아서 발이 바닥에 닫지 않는 경우는 발판을 사용하여 무릎을 고관절보다 높게 해야한다. 쿠션을 허리와 의자 등받이 사이에 대고 앉는 것도 좋다. 하루종일 책상 앞에 앉아 일하거나 공부하는 사람은 적어도 한두 시간마다 일어서서 천천히 허리 스트레칭을 해주거나 혹은 2분 정도 걸으면 요통완화에 도움이 된다.

요통 예방을 위한 십계명
1. 정신적 스트레스와 흡연을 줄인다.
2. 무거운 물건을 들 때 다리를 굽혀 몸에 가깝게 드는 습관을 기른다.
3. 오래 서있는 동작을 피하고 필요시 발판에 한쪽발을 올려 놓는다.
4. 다리를 편 상태에서 오래 앉거나 장시간 운전을 삼간다.
5. 적당한 운동으로 허리의 유연성을 기른다.
6. 몸을 갑자기 비틀거나 뒤로 젖히지 않는다.
7. 뒤축이 너무 딱딱하거나 굽이 높은 구두는 가급적 피한다.
8. 너무 푹신한 침대는 사용하지 않는다.
9. 엎드리거나 옆으로 자지 않도록 한다.
10. 허리통증이 재발하면 즉시 전문의에게 도움을 청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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